『장아함경』長阿含經에
천상천하유아독존天上天下唯我獨尊
삼계개고아당안지三界皆苦我當安之라.
부처님께서 탄생하시자마자 사방으로 일곱 걸음을 걸은 뒤,
오른손은 하늘을, 왼손은 땅을 가리키며
“우주에서 인간보다 더 존엄한 것은 없다.
즉 시방세계 그대로가 자신의 전신全身인 부처이며,
삼계三界가 모두 생로병사生老病死의 고통에 빠져 있으니
내가 마땅히 이를 건져주리라.” 하신 것이 세존世尊께서
사바세계에 출현出現하신 일대사인연一大事因緣이다.
또한 일곱 걸음의 의미는
6걸음은 육도윤회六道輪迴를, 한걸음 더
일곱 번째 걸음은
우리가 금생今生에 이루어야 할 열반涅槃의 세계를 보이신
것이다.
부처님께서는
우리에게 생사 해탈生死解脫의 과정을 보여주시기 위해서
도솔천 내원궁에서 호명 보살護明菩薩로 계시다가 이 사바세계에
오신 바 없이 오셔서 왕세자로서의 사랑하는 부인 아쇼다라와 아들
라훌라를 남겨 두고 29세에 고행의 길을 택하신 것도 우리가
최상으로 추구하는 부귀영화의 무상無常함을 보여주신 것이다.
가섭존자가 부처님이 쌍사라수 아래에 열반에 드신 후 일주일 만에
오셔서 “사생자부 석존이시여 어찌 열반상을 보이십니까?” 하니
금관 밖으로 발을 내 보이신 것도 생사生死없는 도리道理
(곽시쌍부槨示雙趺)인 열반상을 보이신 것이다.
부처님께서 요가수행승인 웃다카에게 선정禪定을 배우고 설산에서
6년 동안 고행을 하시지만 삼매三昧(사마타)를 통한 지止에서는
마음이 고요하다가 다시 깨어나면 마음에 오온五蘊이 일어나 진정한
선정을 얻지 못하였다.
결국 브라만식 수행에 한계를 느끼시고, 네란자라 강가에 오셔서
처음으로 목욕을 하시었다.
수자타 여인이 올린 유미죽을 드시고 보리수 아래서
사념처(신수심법) 출입식出入式 수행으로 선정에 드셔서 7일 만에
사공정四空定인
공무변처정空無邊處定:
색色의 상想을 버리고 무한한 허공을 관觀하는 선정禪定,
식무변처정識無邊處定:
식識인 상想을 버리고 광대무변하다고 관觀하는 선정禪定,
무소유처정無所有處定:
심무소유心無所有라고 관하는 선정,
비상비비상처정非想非非想處定:
유상有想을 버리고 비상非想도 버리는 선정,
을 깨닫고 마침내 35세에 새벽에
오온五蘊중의 수受 상想에 의해 일어나는
일체소연一切所緣에 의한 마음의 작용을 그치도록 한
멸진정滅盡定에 드시어 번뇌煩惱의 불꽃을 지혜智慧로 꺼서
일체의 고뇌苦惱가 소멸되어 생사윤회와 미혹의 세계에서
해탈解脫한 깨달음의 세계인 열반을 성취하신 것을 보여 주신
것이다.
또한 부처님께서 설산에서 거지같이 입으시고, 드시고, 목욕도
하지 않으신 것은 우리에게 몸을 혹사시키는 고행苦行과 수행을
게을리하는 해태심懈怠心의 양극단을 뛰어넘는 중도中道의
실상實相을 보여주시기 위한 것이었다.
『화엄경』 「이세간품」에
미리도솔이강왕궁(未離度率已降王宮)
미출모태도인이필未出母胎度人已畢
“도솔천을 여의지 않으시고 정반왕궁에 내려오시고, 마야부인
모태에서 태어나시기 전에 중생을 다 제도해 마치셨다.” 함은
시공時空의 간격間隔이 없는 동시同時인 세계이며 우리가 본래
부처란 말씀이다.
우리가 육식경계六識境界로 보면
자타自他의 간격인 시간時間과 공간空間이 존재存在하지만,
오온五蘊이 공空함을 비춰보고 육식경계로부터 내 자성自性
자리로 되돌아서면 공간空間의 간격間隔이 없어진 공공空空
이고, 무시무처無時無處인 것이다.
그래서 여래자如來者 무소종래無所從來 역무소거亦無所去
고명여래故名如來라.
여래如來란 어디로부터 온 바도 없으며 또한 가는 바도 없으므로
여래라 이름하느니라.” 하신 것이다.
여래뿐이 아니라 집착執着이 없는 보살들도 온 곳을 고집하지 않고
머물러 있지도 않는다. 무엇이든 집착하면 마음에 때를 가지게
되어, 아무리 높은 지위에 올랐거나 재물을 많이 앃아놓고 지식이
높고 아름다움을 뽐낸다 해도 한 세상 살다가 누구나 황천객으로
가게 되는 것이다.
우리가 윤회하는 것은 우리의 의식이 무상한 것인 줄 모르고 이것이
욕탐을 일으켜 인식의 대상으로 존재화 시키기 때문이고, 또한
윤회의 주체는 진아가 아니라 중생들이 무명과 욕탐으로 취착한
거짓된 자아인 것이다.
원오극근 송에
대상본무형大象本無形
지허포만유至虛包萬有
말후이대과末後已大過
면남간북두面南看北斗
왕궁도솔도생출태王宮兜率度生出胎
시종일관초무거래始終一貫初無去來
소종멸적제근대掃種滅迹除根帶
화리연화처처개火裡蓮花處處開
“큰 형상은 본래부터 형체가 없는데,
지극히 먼 곳에서 만물을 포함한다.
꼴찌가 그대로 앞장을 서고
남쪽으로 얼굴을 돌려 북두칠성을 보노라.
왕궁과 도솔천과 중생제도와 태胎에서 나옴이 시종일관하여
예초부터 가고 옴이 없으니, 자취를 쓸어 없애고 뿌리를 뽑아벼려야
불속의 연꽃이 곳곳에서 피어나리.” 하였다.
다겁생래로 이어온 생사윤회의 뿌리를 뽑을 수 있는 유일한
금강보검金剛寶劍이 “이뭣고”이다.
-청운 스님 이뭣고 수행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