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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사항

도천 스님은 이 책을 받아본 후 “마음이 열리지 않고는 이렇게 쓸 수 없다. 대중이 이 책을 읽고 그대로 받아들여 수행한다면 고통의 세계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평했을 정도로

관리자 2023-08-27 조회수 339

길을 묻는 나그네에게』

/우리출판사


나의 발심수행 

입력 2004.03.22 


역대선사의 ‘마음’ 드러내

‘무심’·‘중도실상’·

‘해인삼매’禪 핵심


수 년 수행경험 바탕으로 

명확히 전달



요즈음 조계사에서는 ‘조계종 선원장 초청 대법회’가 열리고 있다. 수행정진에만 전념한 조실·선원장급 스님들의 감로법문은 수행을 하고자 하는 사부대중에게 더없는 청량제가 되고 있다. 더욱이 수행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까지 제시하고 있어 불자들은 선사들의 한마디 한마디도 놓치지 않으려는 듯 숨소리 하나에도 조심하고 있을 정도다.


깨달음이란 무엇인지, 참선이 갖는 의미를 전달하고 이해하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따라서 선사들이 던진 선문답 하나, 용어 하나 하나에 담긴 의미를 그 자리서 알기란 참으로 어려운 것이다.


고우 스님은 ‘중도실상’을 전하며 “양변의 여읜자리를 보아야 한다”고 말했고, 무여 스님은 “쉬고 또 쉬면 부처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대원 스님은 선지식과의 선문답을 통해 “바로 계합하면 된다”고 했다. 선사들이 말씀하신 ‘양변(兩邊)’이나, ‘계합(契合)’, ‘휴헐(休歇. 쉼)’은 참선 수행의 핵심이기에 많이 들어봄직한 개념이지만 그렇다고 쉽게 이해하기도 어려운 것이다.


한 자리서 이러한 말들을 듣고 곧바로 이해만 할 수 있다면 상근기에 속한 사람이지만 대부분의 불자들이 접근하기란 녹녹치만은 않다. 그러기에 자신 보다 앞서 수행한 분들이 제시한 수행방법과 수행담을 공부하고 들어야 이런 법석이 좀더 큰 의미로 다가올 것이다.


청운거사가 쓴 『길을 묻는 나그네에게』는 수행을 하고 있는 재가불자들이 바른 수행의 길로 접어들게 해 주는 수행서다. 도천 스님은 이 책을 받아본 후 “마음이 열리지 않고는 이렇게 쓸 수 없다. 대중이 이 책을 읽고 그대로 받아들여 수행한다면 고통의 세계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평했을 정도로 수승한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책은 ‘마음’ 과 ‘무심’, ‘중도실상’, ‘해인삼매’, ‘참선’에 대한 의미를 확연하게 보여주고 있다. ‘마음’하나를 말하더라도 『화엄경』,『능엄경』등의 각종 경전에서 말하고 있는 ‘마음’과 보조선사, 영명연수선사, 융선사 등 역대 선사들이 내어 보인 ‘마음’을 하나로 꿰뚫어 일목 요연하게 전달해 주고 있다. 중도실상 역시 일설로 전달하기엔 무리한 것임에도 청운거사는 일필휘지로 글을 쓴 듯한 솜씨로 명확하게 전달해 주고 있다. 화두란 무엇인지를 설파하면서 공안의 대표격이라 할 수 있는 ‘이뭐고’ ‘남전참묘’ 등을 예로 들며 화두를 들어야 하는 이유를 소상하게 설명해 주고 있다. 또한 ‘기도’와 ‘염불’, ‘육조단경’, ‘금강경 사구게’에 대한 남다른 분석도 일품이다.


청운 거사는 참선의 진수를 설명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수행자가 가져야 할 자세와 그에 따른 현실속에서의 삶도 함께 보이고 있다. ‘불법의 인연’, ‘공양의 공덕’, ‘도반’, ‘청빈의 삶’, ‘바른 믿음과 수행’에 대한 자신의 소견을 여실히 보여준다.


청운 거사는 머리말을 통해 책을 낸 이유를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누구나 바른 수행을 하기 위해서는 믿음에 대한 자기 중심이 서야 하기에, 근대 선지식께서 설하신 법문 중에서 언제나 가슴에 와 닿는 주옥같은 말씀을 모아 우리 불자들이 다만 한 게송 한 구절이라도 수행하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감히 책으로 엮은 것이다”


『길을 묻는 나그네에게』를 접한 후 선사들의 법문을 듣는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안다고 해서 마음자리를 바로 보는 것은 아닐지라도 수행의 길을 걷는데에는 시원한 나무 그늘이 되어줄 만한 책이다.



채한기 기자 penshoot@beopbo.com